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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무리뉴. 그 남자의 기술

무리뉴. 그 남자의 기술

한준 지음/ 브레인 스토어



"보통 감독들은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하지만 무리뉴는 그 준비를 극한까지 한다." P.127

내가 무리뉴를 가장 크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무리뉴 자신은 이렇게 말한다.

"더 많이 일할 뿐이다. 난 기적을 만들 수 없다. 난 마법사 멀린도 해리포터도 아니다. 나는 선수나 팀에 성공을 안겨줄 수 있는 것,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세부사항까지 관심을 가진다. .... 한 경기를 준비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는 답하기 어렵다. 영상자료나 컴퓨터 자료를 준비하는 스카우트들은 정말 오랜 시간을 보낸다. ... 그러나, 그것이 그라운드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일다..." P.128


한 경기를 위해 모든 그 준비를 극한까지 했을때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건 비단 축구 경기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세상에 성공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그 준비 과정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자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적당히 노력하고 잘 안 되면 어슬픈 이유를 갖다대는 나를 돌아본다.


이책에서는 무리뉴의 여러가지 리더쉽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적어도 한 가지 부분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무리뉴는 선수단을 위해 경기 도중 일종의 '비열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상대 선수(카스트로만)가 공을 빠르게 드로인할려고 하는데, 우리 수비진이 정비되지 않아 실점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UEFA컵 준결승 1차전 당시). 4-1로 앞서는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원정 골을 2골이나 내주면 2차전 경기 운영에 불리해지는 스코어가 된다. 결국 무리뉴는 카스트만을 밀어 버렸다. 그래서 드로인 시간이 지체됐고, 심판은 즉각적으로 그라운드에서 퇴장시켰다.


 "분명 추한 짓이었다. ... 내가 바라는 '페어플레이'에도 맞지 않는 일이었다...." P.138



자연스럽게 김성근 감독을 연상해 봤다. 김성근 감독에게 야구는 전쟁이었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목숨을 건 사투였기 때문에 승리는 절대선이었고 추구점 이었다. 그래서,  몇 점차를 리드하는 상황에도 약간의 실수를 하는 투수는 여지없는 강판이었고, 경기 초반에도 번트는 다반사 였다. 남들이 재미없는 야구 라고 깎아내려도 그는 개의치 않았다.




'아름다운 패배'란 있을 수 없는 일인가? 자문해본다.

어쩌면 치졸하거나 비열할 수 있어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치뤄야 하는 댓가인가?  나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인가?.....



2014년 4월 9일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

첼시 vs 파리 상제르망


1차전에서 3:1로 패해서 패색이 짙었다.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불투명한 경기.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경기 3분을 남겨 놓고 뎀바바가 기적 같은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난리가 났다!!!


그런데, 더 소름끼치는 장면이 나왔다. 선수들에게 마구 달려가서 승리 세레모니를 할 줄 알았던 무리뉴가 그 틈에 선수 하나하나에게 남은 3분 동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시를 하는 것이다.  천하의 무리뉴가 아니라면 그냥 얼싸안고 좋다고만 할 것이다. 왜 무리뉴가 무리뉴인지...


"가만보면 사업을 하면서 작은 업적에 기뻐하거나 마음을 놓다가 힘들었던 적이 있었던것 같다. 사업초기엔 언론에 보도되거나 누가 알아주거나 유명인으로부터 칭찬을 받거나 매출에 약간의 호조를 보이거나 이런 일들에 '그렇지? 이제 때가 된거야'하면서 축배를 먼저 들었었고 느슨해진 그 이후에는 꼭 어려운일이 발생했었다. 작은 성취에 맘을 놓지말고 항상 다음 단계를 생각하자. 챔피언스리그를 보며 다시한번 다짐해본다. 무리뉴 고맙! (무리뉴의 전력질주는 1분40초경에 볼수있어요 ㅎ)" 조진표 대표님 페북 글


http://sports.news.naver.com/videoCenter/index.nhn?uCategory=wfootball&category=champs&id=76967